카노 와시오라는 서번트는, 어딘가 불가해한 면이 있었다. 인간미가 없다거나, 아예 어딘가의 요정이라거나, 신이라거나, 요괴, 오니 따위의 이야기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인간의 범위 내에서 이해가 어려운 것이다.
분명 그의 행동원리는 간단하다.
신선조는 죽인다.
그 옥빛 하오리와 진심의 깃발에 마음이 얽힌 자는, 벤다.
그러나 그는 분해서 칼을 휘두르다가도 웅크려 흐느끼곤 했다. 쓰게 웃는 얼굴이다가도 울부짖곤 했다.
무서울 정도로 상태가 뒤엎어진다.
변덕따위로 표현할 수 없는 극변을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한다.
본인의 판단이 어디까지인지도 알 수 없는, 부서진 꼴을 동료와 원수에게 내보이고 만다. 이 때의 카노 와시오는, 평소라면 느꼈을 수치조차 머릿속에 없는 것처럼 굴었다. 어딜 향한 것인지 알 수 없는 붉은 눈의 아래로, 핏방울이 맺혀 떨어지는 중에도 그는 무언가를 쏟아내는 것이다. 지리멸렬한 문장의 나열이, 뱉어낸 본인을 끌고 가고만다. 그 밤의, 그 교차로를 향해.
버려진 맹주의 시신, 믿던 자가 마음 속 영웅을 찌르는 꼴, 죽어버린 동료들의 기억 하나하나가 침습한다. 마지막으로 마주친 그 눈을, 머릿속에서 도려내고싶다. 카노 와시오는 몇 번이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어벤저」라는 이름의 카노 와시오를 구성한다. 스승은 그를 달랜다. 그의 영웅은 그를 격려한다. 그러나, 그러나 도저히 이 열병이 사라지질않는 것이다. 신선조의 앞에서 불타는 이 전신이, 식질않는다. 시대가 정의한 복수자. 신선조의 우두머리, 콘도 이사미를 처형대로 내몬 자. 그가 무사다운 죽음을 맞지 못하게 만든, 불충한 자.
그게 무슨 소용이냐.
카노 와시오는 그 날, 환희를 느끼지 못했다.
괴로웠다. 전혀 기쁘지 않았다.
통쾌하지 못했다.
그리고 1년, 전쟁터를 헤맸다.
히지카타만은 반드시 자신의 손으로 죽이겠다고 다짐했다.
신선조는 전부, 적발해 옥에 처박고, 죽였다.
그러나 다짐도 곧 우스워지고 말았다.
다른 것을 머릿속에 둘 여유가 없었다. 전쟁은 끝났고 시대는 격류에 휩쓸렸다. 카노 와시오, 아니, 카노 미치히로는 그 "격류"였으나 정신은 바닥에 가라앉고 말았다. 담아뒀던 그 얼굴 하나하나가 눌어붙은 것만 같아서, 도저히 떼어낼 수가 없었다. 뻔뻔히 살아남은 놈들을, 마주치면 죽이고 말겠다고 곱씹었다.
이후의 마주침은 없었다.
머릿속의 그 눈빛의 주인 또한, 다시 볼 수 없었다.
영령이 된 후, 나가쿠라 신파치와의 재회는 그다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서 카노는, 그 일에 대해 다시 말을 꺼내지 않는다.
아니, 아는 것이 없으니 말하지 않는 것이다.
신파치와 눈을 마주하면, 그 교차로에서의 신파치가 머릿속을 헤집는다. 아니, 헤집는 것은 카노다. 카노 자신이, 칼을 휘둘러 머릿속을 베어낸다. 베어낸 곳에서 흐르는 것은 피, 아니, 기억의 격류다. 안에서 아부라노코지의 그 밤이, 그 기억이 카노를 휩쓴다.
그러다보면, 그것은 눈물이 되어 새어버린다.
새빨갛게, 피처럼, 그 날의 스승의 하오리처럼.
신파치는 손을 뻗어서, 눈가를 닦아주곤 한다.
카노는 그가 뭘 하고싶은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눈물이 멈추면 곧 손을 떼어버리는 주제에.
품에 안고 숨을 가라앉혀주는 주제에.
서로를 걷어차고, 때리고, 베는 주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