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은 불 한 점 켜지지않은 새벽, 묘한 소리에 눈을 떴다. 분명, 빗장쇠를 푸는 소리일테다, 이 금속이 부딪히는 것은...조심스레 달빛에 기대 나간 대문으로 들어선 그림자는, 그 칠흑 속에서도 불타는 듯 했다.
...아아, 무서워라. 무섭구나...
부인은 그가 자신의 남편임을 알았다.
그러나 도저히, 달려가서 끌어안고 싶다거나, 고생했다고 말하고싶다는 둥의 생각은 그 어느 곳에서도 솟지않았다. 그녀는 잠시 말을 고르다가 입을 열었다.
"미치노스케 씨."
"...응."
"늦은 시간입니다만..."
"응."
어째서 이런 대답일까. 당신은 어디에 있다가 이제서야.
늦은 책망따위도 목에서 기어나오지않았다.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는 부인에게, 그녀의 남편 '카노 미치노스케'는 발을 좁혀왔다.
"드디어 해냈다."
잡힌 손은 무서움을 떠나 불쾌감으로 물들었다. 손을 움찔거려도 남편은 놓아주지않았다.
"무엇을..."
"그 놈을 죽일 수 있었어..."
누구를...? 그는 무사다. 사람을 죽였다고 해도 이해하지 못할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디서, 뭘하고 오는지에 대해...21살, 첫 아이가 태어난 후로는 이야기를 하지않는다. 바람에 따라오는 이야기는 전부 믿기 어렵다.
...하지만, 웃고있어...
돌아온 후로 이런 얼굴은, 본 적이 없었다.
늑대라도 죽였다는 이야기라면.
커다란...
산을 뒤엎는 늑대에 대한...
그녀가 그런 생각을 곱씹는 동안, 남편은 손을 놓고 안으로 향했다. 아이의 방으로 들어가는 모퉁이에서, 그녀는 저도 모르게 그를 불렀다.
"미치노스케 씨."
"응."
"미치오는 자고있어서..."
"..."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으나, 그는 사랑방 쪽으로 사라져갔다.
...아아, 무서워라.
...당신은 어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