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亀弥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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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식탁에 놓인 전골은 좀체 바닥을 보이지않는다. 일부러라도 속도를 늦추던 신파치가 게를 자신의 그릇에 덜었다. 국자에 따라온 야채들도 하나같이 푹 익어있었지만, 카노는 영 먹을 생각이 없어보였다. > > “안 먹을거냐?” > “……굳이 먹을 필요 없잖아.” > “그래도 이왕 게가 들어간 전골이라고. 굳이 안 먹을 필요도 없잖아.” > > 말장난을 한다고 생각했는지 카노는 미간을 좁혔다. 작은 한숨과 함께 내밀어온 그릇에, 신파치는 게 한 마리와 야채를 담아주었다. 눈을 돌려 창 밖이 하얗게 물든 것을 보다가 맥주캔을 집어들었다. > > 여기는 아마 홋카이도의 어느 산이다. 극소특이점의 해결을 위해 보내진 일행들과 여느때처럼 레이시프트 오류를 따라 흩어져, 눈밭에 떨어진 게 바로 낮이다. 비명도 나오지않을 정도로 차가운 눈을 털어내고 몇 시간을 걸었는지, 눈에 보이는 민가에 멋대로 들어오자 불도 없는 방에서 열기가 끼쳐왔다. 신파치는 벌써 지겨워져 작게 혀를 찼다. 그 짐작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듯, 눈을 내리뜬 채 검을 손질하던 카노가 검 끝을 돌려 신파치의 목을 겨눴다. 카노의 입에 물려있던 종이가 툭, 바닥에 떨어졌다. > > “무슨 짓이냐? 대뜸 칼부터 겨누고.” > “닥쳐. 환대라도 기대한거라면 머리가 망가졌다는 이야기로 듣겠다.” > “그럴리가 있냐?” > > 신파치는 손가락으로 카노의 검 끝을 느릿하게 밀어 앞에서 치웠다. 겉으로 보기엔 전기나 들어오나 싶은 꼴이었지만 막상 들어와보니 냉장고에, 주방이랄 것도 적당히 있었다. 다만 불을 전혀 켜두지 않은지라 창 밖에 가득한 눈에 부딪힌 달빛이 창가로 새어들어오는 것이 다라는 점이 대단했다. 이 자식은 여기서 혼자 불도 켜지않고 뭘 하고 있었던거야……답이 나오지 않을 것이 뻔해 입 밖으로 내지 않은 채, 벽을 더듬어 스위치를 올렸다. 오래된 백열전구였지만 밤에 쓰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카노가 별 다른 말이나 제지를 하지 않아서, 신파치는 냉장고를 뒤졌다. 그다지 신선하진 않아도 끓여놓으면 적당히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재료들이 몇 가지 나왔다. …게는 왜 있는걸까, 같은 의문을 품기도 했지만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하고, 주방에 있는 전골 냄비에 그야말로 '때려박았다'. > > …라는 게, 이 미묘한 식사시간의 전말이다. 카노는 이 상황이 영 내키지 않는 모양이었지만, 매번 멋대로 구는 것은 카노 쪽이니 이번에는 이 쪽에서 멋대로 굴어주겠다는, 그러니까…조금 어린애같은 짓을 하고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카노는 웬일로 이번엔 사소한 부분에서 걸고 넘어지진 않았다. 식사가 내키진 않는 모양이었지만. 공기가 차갑게 식어있는 집 안에서, 카노의 주변만 열기가 어려있다. 전골의 온기와는 별개의 이야기다. 그렇지, 복수열이니 하는 그것 말이지. 신파치는 이런 추운 곳에서는 카노의 그 스킬이 달갑게 느껴지곤 했다. 물론 카노의 입장에선 일말의 달가움도 없을 일이겠지만, 매번 이래저래 시달리고 있으니 이 정도는 괜찮지 않겠냐는 어떠한 합리화같은…이야기다. > > 달아올라있는 숨이 허공에 뱉어져 하얗게 흩어진다. 교토에서도 이런 시간이 있었는데……온두부를 먹던 날이었지. 그 때의 카노는 지금 같은 꼴이 아니었고, 신파치 또한 이후에 대해 모른 채로 웃던 시간. 돌아갈 수 없고, 돌아갈 생각도 없다는 것은 신파치도 카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얼굴이 열에 물든 채로 익은 야채를 입에 넣는 카노를 보며, 신파치는 맥주를 홀짝였다. 이 녀석은 뭔가 좋아하는 게 있긴 한가? 바둑도 취미라기엔 어딘가 이상하게 보인다. 신파치는 장어덮밥을 좋아한다. 사실 웃으며 이야기할만한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적당히 '단골가게의 장어덮밥의 맛을 잊을 수 없었다'고 말하면 그만이다. 연이은 패주 끝에 맛봤던 그 장어덮밥의 맛은 뇌리에 깊게 박혀 사라지지 않았던 것이다. 전골을 앞에 두고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바보같다고, 신파치는 쓰게 웃다가 입을 열었다. > > "넌 좋아하는 요리는 없냐?" > "그다지, 생각하지 않아." > > 먹는 것도 즐기지 않는 놈한테 뭘 기대한건가, 신파치는 더 이상 말을 붙이지 않고 식사를 마저 이었다. 그러고보니 마스터나 다른 녀석들은 어디있으려나. 이걸 다 먹고 나면 찾으러갈까? 카노는 신선조를 찾는 것에는 큰 도움이 된다. 복수에 생을 걸었던 남자에게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모를리가 없지만, 그걸 입으로 다시 말하진 않기로 했다. > > 빈 그릇들이 놓인 식탁을 사이에 두고, 카노는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신파치는 허공에 오르는 연기를 따라 시선을 옮겼다. 흩어지는 꼴이 본인이랑 똑같다. 카노, 네가 모를리는 없겠지. 너도, 나도 마찬가지야. 스스로를 속이고, 도망치고, 지금에 다다른거야. 마주하기로 결심했지만, 이건 기회 따위가 아니라는 것을 신파치는 잘 알고있었다. > > "됐어, 가자. 마스터랑 합류해야지." > > 카노는 대답은 하지 않았지만 풀어둔 머플러를 목에 둘렀다. > > 앞서 걷는 그의 발을 따라 눈이 녹았다. > 그 풍경이, 눈밭에 피가 뿌려지는 듯 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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