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亀弥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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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서번트는 꿈을 꾸지 않는다. > '그렇다면, 잠이 들었을 때만큼은 얌전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겠지.' > 신파치는 침대의 한 편에서 열에 젖어 잠든 카노를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최근, 카노는 신파치의 침대에 기어들어오는 일이 늘었다. 그게 행위로 이어지는지 아닌지는 중요치 않고, 영화를 보는 날도, 아닌 날도 옆자리에 몸을 뉘이곤 했다. 신파치는 그게 성가셔서, 들어오지 말라고 말해보기도 했지만 들어먹질 않았다. 매일은 아니었으니 쫓아내고 싶다까지는 아니지만, 뭐가 달가워서 이런 녀석이랑 동침을 이렇게 자주 하느냐는 말이다. 몸까지 그렇게나 섞어놓고 이런 소리를 하는 것도 영 웃긴 일이라고, 신파치는 고개를 젓고 카노의 뺨에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떼고, 그대로 빗어넘겨보았다. 열에 물든 것은 머리카락도 마찬가지라, 그 붉은색에 어울리는 온기가 있었다. 그 칙칙한 얼굴에 감도는 핏기가 이상하게 붕 떠보일 지경이라고 생각하며 손을 뗐다. > > "네 놈들을 향한 증오에 비하면, 이까짓 열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카노는 언젠가 스치듯 말한 적이 있다. 신파치는 본인의 상태를 자각하지 못할 정도로 부서진 남자가 그런 말을 한다고 믿을 정도로 바보가 아니다. 분명히 열이 오른다고 앓는 소리를 내진 않지만, 눈은 분명히 열기에 풀려있곤 했다. 정말 아무렇지 않다기에는 말이 아닌 꼴이다. > > 그런 주제에 왜 이렇게 자주 옆에 파고들어오는걸까. 신파치가 품은 의문은 단연코 이 쪽이다. 죽이기 위해서, 복수심을 불태우고, 자신을 불태우는 남자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그 '죽일 상대'의 잠자리 옆에서 열을 쏟아내며 잠드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답이 나오질 않는다. 자는 중에 찌를 셈이라고 한다면 신파치는 예전에 카노를 밀쳐냈을테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침대에서의 카노는 조용하다. 잠이 들기 전까지는 차분히 '대화'라는 것을 해주기도 한다. 내용이 지리멸렬해질지언정, 날을 세워 소리치지 않는다. 금방 잠이 들고나면, 피부를 물들인 열기 외엔 시신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조용해진다. > > 신파치는 그것이 꿈을 꾸지 않기 때문이라고 단정지었다. 카노가 생전에 어떤 꿈을 꾸었는지, 잠을 제대로 잤는지 따위는 짐작할 수 없다. 아부라노코지에서 마지막으로 본 카노는 분명 그런 얼굴을 했지만, 이후에 어떻게 살아갔는지는 기록 외에는 알 수가 없으니 당연한 이야기다. 하지만, 서번트로서 재회한 카노는 그 기억만을 몇 번이고 되풀이하고 있다. 칼을 맞대다가도 피를 토해내며 그 밤으로, 그 교차로로 정신을 내던지곤 했다. 그렇다면 카노의 꿈이라는 것은 아부라노코지의 그 밤 외에는 남지 않는다. 잘 때까지도 그 밤을 뛰고있다면, 신파치는 그를 연민할 수 밖에 없었을테다. > > 그렇지 않기 때문에, 옆에서 잠든 그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을 수 있다. > 신선조 시절의 그와 다르지 않은 얼굴. 어둠 속에서라면 생기없는 피부도 신경쓰이지 않을테니까. > 지나간 일이다. 돌이킬 수 없는 일들이다. 카노는 성배를 가졌을 때도, 되돌린다는 선택따위가 아니라 '신선조를 죽인다'는 소원을 빌었다. 그 원념을 받아들인 성배는 카노에게 아부라노코지를 주었다. 그 교차로는 명백히 카노의 복수를 위해 일그러져있었다. 목숨을 앗는 것 외엔 생각치 못하게 된 복수귀에게 끔찍하게 걸맞는 꼴이었다. > > "너는 스스로가 무슨 기분으로 이 방에 오는지, 어떤 감정을 품는지 알고있긴 한 거냐?" > 신파치는 닿지 않는 질문을 중얼거려보았다. 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깨워서 묻는다면 카노는 분명히, 그딴 건 모른다고, 죽이기 위해서 오는거라고, 네 놈따위와는 관계 없는 일이라고…대답할테지. 매화 같은 내용으로 끝나는 신문의 연재만화랑 다를 게 없다. 지긋지긋하지만 신경은 쓰이는 법이다. 마주하고싶지 않았던 그 때의 그를, 최악의 상태로 재회해버렸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속죄 따위를 하기 위한 것도 아니고, 전과 같은 나날을 보내고 싶어서도 아니다. 다짐했기 때문이다. 도망치지 않겠다고, 앞에서 마주하겠다고 다짐했으니까. 그렇게나 곱씹었던 세월과 다를 게 없어지는 것은 싫다. 카노를 멋대로 그런 상대로 여기는 것은 또 어떨지 모르는 일이지만. > > 신파치는 카노의 손가락의 흉터를 천천히, 아주 천천히 쓰다듬곤 잠을 청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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