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야타는 토사의 백찰, 모치즈키 마스미의 차남. 형인 세이헤이와 코다사카에서 태어나 자랐다. 모치즈키 가의 태저는 가츠라하마에선 조금 먼 곳이었지만, 카메야타는 곧잘 세이헤이의 손을 잡고 바다에 가자고 조르곤 했다. 세이헤이는 시간이 나는 날에는, 그럴까. 하고 선뜻 나이차이가 나는 어린 동생, 카메야타의 손을 잡고 집을 나섰다. 걸어서 세 시간에 가까운 거리였지만, 개의치않았다. 카메야타는 그 시간이 좋았다. 바다를 보는 것도 기뻤지만, 형이 자신의 손을 놓으면 안된다는 듯 꼭 붙잡고 걷는 것이 좋았다. 아직 어린 카메야타가 걱정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을, 카메야타 본인도 알고있었다. 그 큰 손에 잡혀있으면, 어디로도 흘러가지 않을 것 같았다.
가츠라하마는 늘 해를 머금는 듯 빛난다. 허리를 숙여 파도를 만지거나, 해변의 모래를 만지고있으면 바닷바람이 불어온다. 끼쳐오는 바다 특유의 냄새를 맡으면, 이상하게도 몸을 빠트리고싶었다. 금방까지도 흘러가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한 것이 거짓말인양, 어딘가로 흘러가버릴 것만 같았다. 바다처럼, 바람처럼. 하지만 그것은 불안을 일으키기보다는, 어딘가 이상한 그리움을 끌어올리는 면이 있었다. 카메야타는, 그것이 그리움인지도 모른채 조용히 조개를 주우며 작게 노래를 흥얼거리곤 했다. 요사코이 요사코이. 예전부터 토사에서 불리던 민요의 후렴구로, 부르는 사람마다 후렴이 아닌 곳의 가사를 바꿔부르는 풍조가 있었다. 원래는 어떤 가사였는지 따위는 카메야타에게 중요하지않았다. 한참 그러고있으면, 세이헤이가 인쟈 돌아가자, 하고 다시 카메야타의 손을 잡는다.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해서, 저녁을 먹기에 좋은 시간이다.
형은 어른이 되었다. 슬슬 몸이 커서 목도를 쥘 수 있게 된 카메야타가 생각한 것은 그것이었다. 아버지의 죽음 후 가주를 맡게 된 세이헤이는 일찍이 약속이 되어있던 어디의 딸과 혼인했다. 단정하고 조용한 사람이었지만, 카메야타는 어쩐지 쑥쓰러워 그다지 이야길 나누지 못했다. 세이헤이는 여전히 상냥한 형이었지만, 일이 많아져서인지 좀체 카메야타와 놀아주지않았다. 하지만 서운해할 수는 없었다. 형은 어른이니까. 대신 카메야타는 검술을 열심히 하고, 시를 공부했다. 다른 집에 장가라도 들면, 부끄러운 일은 없어야한다고 생각했다. 바다에 가는 일은 줄어들었다.
세이헤이는 술에 취하면 간혹 거친 말을 했다. 상사들에 대한 불만. 그들의 오만과 행패, 토사의 제도. 그런 것들을 짚으며, 이 토사번에 대해 한탄했다. 그것은 '어른'이 된 후에도 간간히 일어나는 일이었다. 카메야타는, 그것에 공감했지만 형제 중 누구도 그것의 해결방도는 몰랐다.
같은 백찰인 타케치 한페이타가 토사근왕당을 만든다는 이야기가 들린 것은 그로부터 얼마 뒤다.
세이헤이는 카메야타를 불러 생각을 물었다. 자신은 이미 마음을 먹었다며, 그 짙은 바다같은 눈으로 카메야타를 바라본다. 이럴 때의 형은, 돌아가신 아버지와 꼭 닮았단 생각을 하던 카메야타는 따라가겠다고 대답한다. 자신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다고 여겼다. 세이헤이 형이 하는 것이라면, 뭐든 옳은 것이라고 믿고싶었다.
에도로 가는 번주 야마우치 요도의 수행을 위한 50인조에 끼었던 카메야타는, 어쩐지 교토에 남게 되었다. 토사에 비하면 세련된 곳이다. 여기저기 신사가 있고, 사람들은 조용하다. 토사번저에서 시간을 보내다가도, 문득 바다가 보고싶었다. 허가를 받을 수 없어 그만두었지만. 세이헤이와의 편지는 적었지만, 어머니와 주고받은 편지로 소식을 듣곤 했다. 그러던 중 마주친 것이 사카모토 료마다. 료마는 카메야타와 나이차이는 좀 있었지만 어릴적 같이 논 일이 몇 번 있다. 세이헤이를 좋아해서, 모치즈키 가에도 놀러오곤 했다. 탈번을 하는 바람에 작은 술렁임이 있었지만, 세이헤이가 료마에게 편지를 부쳤음을 카메야타는 알고있었다.
"료마 성! 워쩐 일이여. 쫓겨다니는 줄 알었는디...!"
"일이 그렇게 됐디야. 카메야타 씨는 워째 교토에 있는겨?"
설명을 가만히 듣던 료마가 꺼낸 말은 뜻밖이었다.
"카츠 린타로의 제자가 되는 것은 어떻겠냐"는 것이다. 카츠 린타로라고 하면, 근왕지사들은 치를 떠는 인물이다. 서양오랑캐라느니, 이상한 물이 든 막신이라고 증오에 가까운 말을 뱉는다. 아마 몇 번, 암살...아니, 천주를 시도한 적도 있을 것이다. 카메야타가 잠시 영문을 모른 채 서있자, 료마가 말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