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 들어서던 신파치의 팔뚝을 잡아채는 손이 있었다. 누군지 짐작은 이미 되었기에 그는 바로 손을 덮어쥐어 떼어냈다.
“뭐하냐? 아니, 애초에 왜 혼자 식당엘 다왔대.”
“기분나빠.”
또 대답대신 자기가 하고싶은대로 말을 던지고있다. 뭐가 어쨌다는거야? 기분나쁜 게 하루이틀이신가. 신파치는 다시 묻지 않고 카노의 시선 끝으로 눈을 옮겼다. 시선 끝에 걸려있는 것은 둥근 금속테 안경을 쓴 초로의 남성이다. 아래가 새빨갛게 떨어지는 흰머리는 둥글게 다듬어져 유약을 바른 다기같았다. 아, 이 남자는 초면이 아니군. 신파치는 문득, 이전의 특이점이 홋카이도였음을 떠올렸다.
고료가쿠에서의 경험과는 다른, ‘오타루’의 일. 하지만 정작 뭐가 엉켰는지 신파치 본인은 거기에 끼어갈 수 없었다. 그리고 얼마 뒤 소환실의 입구에서 마주친 남자가, 저 껄끄러운 낯짝의 ‘카노 미치히로’다. 그는 자신을 아처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덧붙여 무엇이 엉켜 레이시프트 할 수 없었는가에 대해서도, 그 날 알 수 있었다. ‘자신’을 마주해버린 것이다. 아무래도 오타루에는 ‘스기무라 요시에’가 있었던 것 같다. 눈 앞의 자신은 어떻게 봐도 20에 닿지 못했지만.
아처인 카노는 겉으론 어벤저의 소환 직후와 크게 다르지않았다. 팔에 둘렀던 어릉위사의 완장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 외엔 머리모양 정도일까…. 허나 곧 웃으며 자리를 떠나는 그를 보며 생각을 취소해야했다.
그 후로 ‘카노 와시오’가 그와 마주쳤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다. 어느 쪽이 피해다녔는가, 우연이 낳은 일인가. 그런 건 신파치와 관련이 없는 일이니 그는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다. 한 편으로는 카노에게 이끌려갔던 도쿄의, 영원의 기억이 기어올랐다. 자신의 묘 앞에서 웃는 남자. 그는 죽었다고, 스스로의 장례를 치르는 남자. 그런 주제에 눈 앞의 ‘카노 미치히로’를 기분 나쁘다고 말하고있다. 그 말 자체를 부정하고싶은 것은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모순적이라는 이야기다. 재림을 마친 저 쪽, 미치히로라고 하자. 미치히로는 관료시절을 거쳐 사업을 했다는 노인의 얼굴을 하고있었다. 신파치는 그 얼굴을 처음 봤으므로, 어딘가 기이한 기분이 들고말았다. 사진으로 본 카노의 말년과도 묘한 거리가 있었다. 식당이나 복도에서 마주친 것 뿐으로, 굳이 말을 섞을 일은 없었다. 캐스터인 신파치…말년의 그와 같이 있는 일이 대다수기도 했고. 그래서 솔직히 하자면, 그가 굉장히 안정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이 부서져서 나뒹구는 유리조각같은 남자보다는, 유약이 발린 도자기 인형이 낫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미치히로는 매번 웃는 낯이었다. 마주칠 때마다 그 미끈한 미소를 띤 채 유려한 문장을 읊고있었다. 그건, 말하자면, ‘카노 와시오’를 아는 입장에서는, 심리적인 불쾌감이 있었다. 카노 본인에게는 더욱 그랬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대뜸 뱉은 게 기분나쁘다는 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그 이상의 말을 하지 않았다. 미치히로에게 다가가지도 않았다. 그런 것은 보고싶지않다는 듯 신파치의 팔을 놓고, 식당에서 나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