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점에서의 교토는 묘한 분위기였다. 안개 사이에서 몇 번을 돌던 이조가, 질린다는 듯 소리를 쳤다.
"젠장~!! 언제까지 헤멜거여. 야, 카메야타! 길 좀 찾어봐야. 니는 항해도 허는 놈 아니냐."
"안개가 이라고 꼈는디, 내라구 별 소용이 있겄냐."
그 말에 오료가 두 사람 사이에서 둘 다 바보구나. 하고 끼어들자 료마가 쓰게 웃었다. 그러나 곧, 그 자리에 서있던 타나카 신베에가 카메야타의 멱살을 잡아채는 바람에 모두가 굳었다.
"네 놈은 여기까지 와서도 쓸모가 없는거냐. 이 카츠의 앞잡이가…그 사건에서도 도망치느라 바빴다지. …이 무사의 수치. 네 놈따위가 어째서 근왕당에 이름을 올렸던거냐."
갑작스런 비난에 이조마저도 "무, 무슨 말을 그라고 허냐…!" 하고 말려보았으나 여전히 신베에의 눈은 카메야타를 죽이기라도 할 것 같았다. 료마도 입을 열려던 순간, 신베에가 카메야타의 뺨을 후려쳤다. 그 충격에 머리가 핑 도는 것 같았는지 카메야타가 비틀대다 주저앉았다. 그가 곧 뱉어낸 말은 분노도 해명도 아니라.
"죄송, 죄송혀요. 그 말이 맞지라. 내는 겁쟁인께, 도망쳐서, 무사실격이여, 내는……."
사과처럼 뱉은 말이지만, 그 말은 명백히 스스로를 찌르는 비난이다. 신베에는 차가운 눈으로 그 모습을 보는가싶더니, 손에 쥔 검을 잠시 만지작거렸다. 이조가 순간 말을 잃고 료마에게 시선을 옮겼지만, 이 쪽도 어느 반응을 해야할지 잊은 것처럼 제 페도라의 챙을 만질 뿐이었다. 다물린 입에서 그 어느 말도 꺼내지 못하는 중에, 오료가 불쑥 신베에와 카메야타의 사이에 끼어들었다.
“뭐하는거냐, 신베에. 거북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흥, 사카모토의 여자인가. 너는 모를 일이다. …백찰, 이라고. 이까짓 놈이…….”
신베에는 오료에겐 신경쓰지않겠다는 듯, 카메야타에게 시선을 꽂고 경멸의 말을 잇다가, 자리를 뜨고 말았다.
“야! 카메야타…! 뭐, 뭣이여, 방금은? 신베에 저거, 뭔 말을 그라고 헌다냐…!” 이조가 답잖게 카메야타를 달래듯 말하자, 카메야타는 울컥, 눈물이 올랐는지 그 때까지 멍해있던 것을 잊듯 훌쩍대다 못해 소리내어 울기 시작했다. 신베에가 떠난 그 자리에선 누구보다 덩치가 큰 주제에, 어린아이와 다를 바 없이. 그런 카메야타에게, 료마가 다가와 손수건을 건넸다.
“……타나카 군은 카메야타 씨가 그런 일을 해서 화를 내는 게 아냐. 알고 있지?”
카메야타는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이더니, 손수건을 받아 제 뺨을 닦았다. 안경을 고쳐쓰고, 얻어맞은 뺨을 만지작거리던 그는 눈을 내리뜬 채 입을 열었다.
“그치만, 타나카 씨 말이 맞는겨. 나가 거기에 없었으면, 조금이라도 상황이 달랐을지두 모르는것인디……”
료마는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카메야타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아니야. 나도 카츠 선생님도, 그런 생각은 하지않았어.”
“……알고 있어야, 그것은…….”
그러나 말은 더 이상 이어지지않는다. 카메야타는 말을 잇진 않았지만 더 울지는 않았다. 잠시 침묵으로 가라앉은 자리에서, 이조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료마는 카메야타가 왜 혼자 끌어안고 있는지를 모르지않는다. 하지만 이런 걸 수용할 지경인가. 아마 카츠 선생님도 카메야타 씨의 죄책감은 알고있을텐데. 료마는 그런 생각이 들어, 조용히 카메야타의 형, 세이헤이를 떠올렸다. 큰형이라고 불렀을 정도로 좋은 사람이었다. 자신과 신타로의 오미야사건 이후로, 큰 기록이 없었음을 확인했었다. ……그것은 과연, 료마라도 입맛이 썼다. 카메야타의, ‘세이헤이 형은 뭐라고 했냐’는 질문은 아마도 그의 자책을 타고오른 질문일 것이라는 것을, 료마는 알았다.
자리에서 겨우 일어서는 카메야타를 보며, 료마는 페도라를 눌러썼다.
카메야타 씨, 내도 미안허게 생각허고있은께 그러지말아줘야. 그것은 카츠 선생님도 똑같을 것이여.
카메야타 씨를 지키지 못한 것은, 우리도 마찬가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