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시
피하지 않고

이해가 되지않는다.

나가쿠라 신파치가 카노 와시오를 칼데아에서 다시 한 번 재회했을 때 떠올린 것이다. 당연하지 않은가. 그는 신선조의 잔당이라고 할 이들을 닥치는대로 잡아넣어 처리한 이. 명백히 복수자로서의 삶을 충족시킨 남자라고 해도 무방할 지경인 것이다. 그런 주제에 어째서 그런 부족하다는 얼굴로, 그 교차로에 서서, 그런 눈을 하고…신파치는 거기서 생각을 멈추고, 자신의 머리를 헝클었다. 빌어먹을! 이런 녀석 같은 걸 신경 쓸 이유가 뭐란 말이야. 그러나 그 생각은 순식간에 철회되고 말았다. 눈 앞에 서있던 카노가 칼을 뽑아들었던 탓에. 신파치는 칫, 혀를 차곤 검집에 손을 댔다.

뭐, 개입해온 핫토리에 의해 싸움은 저지되었지만.

불만스럽다는 얼굴로 담배를 뻐끔거리던 카노의 얼굴을 보던 신파치는 짜증이 치밀어 깊게 숨을 뱉었다. 뭘하자는걸까, 이 자식은. 생전에도, 특이점에서도 멋대로다. 나라를 구하고싶다, 나와 생각이 맞다, 함께 검을 휘두르고 있다고. 그런 것이 기쁘다고 웃으며 말하던 것이 카노, 카노 와시오다. 어릉위사에 와달라는 이토의 말을 거절하고 나왔을 때 마주친 것도, 웃으며 "나가쿠라는 신선조를 좋아하니까" 라고 말한 것도 카노다. 그리고, 아부라노코지에 나타나선, 이토의 시신 앞에서, 도망치는 길에서, 울부짖고 부서진 얼굴을 하고있었던, 그게…카노다.

그런 녀석이, 아니, 그런 녀석이기에 신선조를 전부 죽이겠다는 말을 하며 앞에 나타났던거겠지. 신파치는 카노에게서 눈을 떼고, 벽에 머리를 기댔다. 특이점의 아부라노코지에서 본 카노는, 그 날 마지막으로 봤던 너덜너덜한 하오리를 입은 채였다. 찢겨진 깃발을 두른 것 같은 인상으로, 밤의 어둠에 녹아든 것 같은 목도리가 텐구를 보는 것만 같았다. 그러니까, 솔직히 말하자면, 같이 있던 사이토의 존재를 잊을 정도로…그 골목이 카노로 가득차있었다.

신파치는, "복수는 자신이 통쾌하려고 하는 거라고" 했던 이토 조차도, 카노를 마주했을 때는 웃음기가 가셨던 것을 기억한다. 이토와 함께한 것만으로도 상관없다고 하던 핫토리가, 말문이 막힌 채 카노를 바라보던 것을 기억한다. 신선조 녀석들은, 글쎄, 어땠더라. 신파치는 눈을 지그시 감고, 입에 물린 막대를 꽉 씹었다. 일련의 생각이 흐르는 동안에도, 카노는 아무런 말이 없다. 골목에서 눈가가 피로 젖어 울부짖던 녀석은, 그 특이점의 영향이었을까? 그런 작은 희망도 가져보았지만, 칼을 뽑았던 것을 생각하면 그것도 아닌 듯 했다. 신파치는 그제서야 눈을 뜨고 다시 카노에게 눈길을 돌렸다. 사쓰마, 즉 신정부군의 옷이다. 신선조를 '사냥'하던 때의 카노다. 아마 운이 나빴으면 신파치도 신고를 당했을지 모른다. 그러고보면 길에서 마주쳤던 미키사부로나, 카노의 부고를 전하러 온 시노하라 같은 사람들의 얼굴은 본 적이 있지만, 홋카이도라는 곳을 공유했던 카노와는 오히려 얼굴을 마주한 적이 없다. 아마도, '처리'할 것이라고 생각해서일까. 아니, 신파치는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 그런 것이 뭐가 무섭겠는가. 천하의 나가쿠라 신파치. 가무샤라 신파치라는 별명이 무색할 정도로 무뎌지진 않았었다. 카노를 찾아가지않은 이유는 명백하다. '부서진 꼴을 눈으로 보고싶지 않아서'. 겠지. 신선조가 망가트린 남자를 직접 확인하고 싶지 않으니까, 다. 사냥을 피한다는 이유는 부수적인 것이다.

"하…"
생각 중 무심코 한숨을 뱉자, 옆에서 검의 절걱, 소리가 들렸다. 카노가 자리에서 일어나느라, 허리의 검이 부딪힌 것 같다. 그러고보니, 특이점에서 봤던 검은 '태도'였지. 키는 신파치와 비슷하지만, 비교적 마른 카노가 휘두르기엔 너무 길고 무거운 형태다. 신파치는 생각을 정리한 끝에, 그가 검에 휘둘리는 것과 비슷하다는 결론을 내리며 다시 카노의 검을 곁눈질로 살폈다. 이 쪽은 그냥 타도로군. 그런가. 카노는 신파치의 앞으로 발을 옮기더니, 가만히, 아주 가만히 얼굴을 바라보았다. 어느것도 묻지 않고, 무엇도 추궁하지 않고. 그대로 천천히 자리를 떠났다.

군화의 구둣발 소리가 복도를 메웠다. 분명히 생각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외쳤던 것이 무색할 정도로, 그 날의 피바람이 머릿속에 휘몰아쳤다. 이케다야의, 아부라노코지의, 도바후시미 전투의…
그 자신도, 서번트로서의 시간은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시금 눈을 뜬 자기모순이라는 것은 없는 셈치고 덮어둘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뭐든 맞부딪히겠다고 결심한 것이 거짓말이 된다. 그런가, 아직 남아있는 것이 있었던건가. 사과를 하고싶은 것은 아니다. 용서를 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받고싶은 것은 더더욱 아니다. 복수에 어울려주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 나가쿠라 신파치는, 그저……

신선조 시절처럼, 같은 것을 향해 검을 향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발소리를 따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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