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나가쿠라. 네 웃는 얼굴이 좋았어.
일본을 위해서라면 몇 번이고 몸을 던지겠다고 말하는 네가 좋았어.
너랑 같이, 같은 곳을 향해 검을 휘두른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신선조에서…
이토 선생님을 따라와줄거라고 기대했는지도 몰라. 이토 선생님의 말대로, 핫토리 형님의 말대로 뜻 없는 검을 휘두르는 그 곳에서 네가 손을 떼줄 것이라고 기대해버렸을지도 모른다. 네가, 네 놈이. 그 날 밤에, 그 곳에 없기를 빌었을지도 모른다. 달 아래에서, 등불 앞에 서있던 네 놈이 나를 바라봐주지 않기를 빌었을지도 모른다. 그 곳에서 도망치고 싶지 않았다. 죽는다면 거기서, 죽은 동지들과 같은 곳에서……무사답게 죽어버리겠다고, 나는 둔소에서 맹세하며 선생님의 시신을 찾으러 갔던거야. 핫토리 형님, 모나이 씨, 미키 씨, 시노하라 형, 토미야마, 그리고 토도. ...모두가, 모두가 마찬가지였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것이 거짓이기를 빌었다. 선생님은 그 곳에 없기를 빌었다. 전부, 그저, 꿈이었다면 좋겠다고 필사적으로 되뇌었다. 무엇을 기대했을까. 어차피 콘도 이사미를 위로 올리기 위한 놈들만 가득한 더러운 곳에 무엇을 바란건가. 나는 너를, 나가쿠라, 네 놈을, 네 놈을 어째서 믿었을까. 나는 사이토 하지메를 죽였어야했다. 따라와주었다고 해서 동지라고 생각해선 안됐다. 네 놈이 오지 않은 것은 신선조를 좋아해서라고 생각했던 내가 멍청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너는 어디까지 알고있었지? 사이토가 첩자라는 것을, 너는 알고있었나? 히지카타 토시조가 우릴 전부 죽이려는 것도 알고있었지? 그것을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어째서 그 낯짝을 처들고 나온 것이냐. 고통을 억눌러가며 우리를 살려보낸 핫토리 형님의 통한을 들으며 네 놈은 무슨 생각을 했지? 이따위 것이 네 놈들의, 네 놈의 「진심」이냐.
나는 네 놈이 싫어.
네 놈의 그 눈이 싫어.
이제와서 내미는 손도 싫어. 나를 껴안고, 달래듯 건네는 말이 싫다.
아아, 어째서 이렇게나 발버둥을 쳐도 나는 도망칠 수 없는걸까. 어째서 골목의 끝이 보이지 않는걸까.
교차로의 끝에 있는 것은 무엇이었는지도 더 이상 기억나지 않는다. 필사적으로 그러모아도 보이는 것은 네 놈들의 그 역겨운 얼굴들…나가쿠라 신파치, 네 놈은 이런 나를 비웃고 싶은가? 아니라면, 연민하는건가? 그것도 아니라면, 나와 무엇을 하고싶은거야?
나는 네 놈을 죽이고 싶어.
네 놈들, 신선조를 죽이고 싶어.
동지들을 위한 복수다. 신선조라는 것들을, 전부 지워버리고 싶다.
나의 머릿속에서 맴도는 네 놈들을 전부 불태우고 싶다.
용서와 사과따위는 필요하지 않아, 이제와서는 그 어느것도 나에게는 필요하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