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야타는 곧잘 웃곤 했다. 단순히 웃고있구나, 하는 얼굴부터 날카로운 이가 드러날 정도로 환히 웃는 얼굴까지. 영령임을 차치해도 그는 향년 26세. 현대도 그렇지만, 하물며 에도라면 어떻겠는가. 그러나 누구도 그를 나잇값을 하지 못한다고 하진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런 나이로 보이질않았던 것이다.
교토에서 발견된 시신은 채 20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오해를 살 정도로 앳되어서, 조사지에는 19세 전후로 보이는 낭사는 모치즈키의 차남인 것 같다…라고 기록되어있다.
카메야타는 처음 그 문장을 봤을 때, 알 수 없는 기분이 되었다. 가볍게 한 단어로 정리할만한 기분이 아니어서, 자꾸만 문장을 곱씹었다.
모치즈키 카메야타는 앳된 지사.
이케다야 사건이라는 커다란 일에 휘말려, 스스로를 찌르고 만 비운의 청년.
라는 어떠한 인식이, 성큼 다가온 것만 같았다. 나는 어리광쟁이. 누구나, 내게는 보호자여. 웃으며 말한 터무니없는 표현을 긍정받는 문장이다.
즉, 이것은 카메야타에 대한 세간의 인식을 압축한 듯한 이야기다. 어린아이, 지켜줘야하는 사람. 자신의 뜻을 품고 걷기 시작하자마자 넘어져선 일어나지 못한 소년. 카메야타에게 그것은 분하다거나, 무시를 당한다는 기분보다는 "어쩔 수 없다" 는 생각을 불렀다. 그것은 단 하나도 부정할 수 없었다.
세이헤이 형을, 료마 형을, 카츠 선생님을 따라 걸어서 도달한 곳은 어쩐지 닫힌 문이었으니까. 그 날, 료마가 이야기했던대로, 초슈의 지사들과의 관계를 끊어야했다는 후회는 머릿속에 닿질 않았다. 그러니까, 후회가 아닌 미안함이다. 자신을 이끌어준 그 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울어버리는 것이다.
사실, 그 곳에 있던 지사들이 잘못한 것은 크게 없는데. 그러나 닫혀버린 초슈번저의 문이 무서웠다. 두드림에 돌아오지 않는 대답도, 카메야타는 무서워서. 아, 세상에게 거절을 당한 아이의 기분이 들어버린 것이다. 다시 곱씹으면, 분명 번저에서도 겁이 났을테지. 그러나 토사의 번저에는 갈 수 없었다.
그들에게는 미움을 받고있으니까.
카메야타는 곧 문장에서 시선을 떼었다. 스며오는 생전의 기억들이 조금 무서웠다. 그러다 누군가 어깨에 손을 올린 감각에 반짝, 고개를 들었다.
"자네, 여기서 뭐하나?"
"선생님!"
이를 드러내며 방긋. 자연스레 올라온 상대의 손이 카메야타의 강아지같은 머리털을 빗어넘겼다. 그렇지, 그렇지. 하는 듯한 부드러운 손놀림. 불안한 생각의 연결이, 그 손에서 흐트러진다. 카메야타는 처음 만났던 그를 떠올린다. 료마에게 이끌려 마주했던 카츠 린타로라는 남자. 세이헤이를 포함해, 많은 근왕지사들이 그를 서양물이 들었다느니 하며 나쁘게 말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나 앞에 서있는 그는 작고, 마르고…옅은 미소를 띠고있다. 카메야타는 자신이, 그가 작다는 생각부터 한 것이 잠시 무례하게 느껴져 어정쩡한 얼굴을 하고 말았다. 멋진 하오리. 카메야타는 시선을 떨구었다가, 모치즈키...카메야타라고 했나? 이 친구는. 라는 말에 그의 얼굴을 다시 보았다. 깊은 눈. 분홍빛이었지만, 왠지 노을이 지는 바다를 닮아서, 세이헤이의 눈을 떠올렸다. 토사 사투리를 살짝 눌러놓고, 아직 서툰 공통어로 네, 잘 부탁드려요. 하고 말했다.
"좋은 이름이군."
"앗, 가, 감사합니다."
"자네 눈빛도 말야."
잠시 어리둥절한 기분이 되어 눈을 깜빡이자, 카츠는 소리내어 웃었다.
그 후로 이어진 이야기들은 어쩐지 믿기가 어려워서, 카메야타는 몇 번이고 이야기의 흐름을 다시 잡느라 정신이 없었다. 죽을 필요 없는 일에 목숨을 내놓지 말라는 그의 말을 듣는 순간, 카메야타는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았다. 그 충격이 가슴으로 떨어져서, 커다란 폭풍우가 되어 그를 휩쓸었다.
그 날은 어떻게 집에 돌아왔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작게 웃게 된다. 그런 것을 떠올리던 카메야타는 여전히 쓰다듬을 받다가 눈을 반짝, 떴다.
"선생님은, 지를 첨 봤을 때 워째 생각허셨어요?"
늘 듣는 그 이야기일거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런 것을 묻는다.
"응? 아아…눈이 빛나고 있었지, 그래. 뭔가를 하고싶어하는 눈이었어. 지사란 그런 법이잖아."
순간, 그 말에 놀라고 말았다. 앳되다거나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눈을 보고있었다는 말이 작은 파도처럼 밀려왔다. 카메야타는 팔을 뻗어 그를 끌어안았다. 언제나 품에 안아주는 사람이지만, 그 말에는 치밀어오르는 것이 있었다. 꼭 끌어안고, 머리를 기대고, 젖은 눈가를 숨기듯 머리를 부빈다. 자신을 하나의 지사로 봐주었던 스승이건만, 어리광을 부리고싶어진다. 아, 정말 못된 습관이다. 스스로도 알고있지만, 그는 이런 것보다 괜찮은 애정표현을 아직까지 모르는 것이다. 껴안고, 좋아하고, 선생님보다 멋진 사람은 없다고 말하는 게 제일이라고 여긴다. 그러고있으면, 자연스레 손길이 옷과 머리를 정리해주거나 한다. 그것마저도, 카메야타에겐 정말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