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
무엇보다도 대화다운

유쾌

신파치는 머리가 울릴 정도로 벽에 밀쳐졌다. 안이 찢어졌는지 입안에서 쇠 맛이 나자, 그대로 툿, 하고 바닥에 피를 뱉어냈다. 콘크리트인지, 바닥이 그대로 피를 삼켰다. 눈 앞에 있는 상대는 당연하지만 카노다. 시선은 이 쪽을 보고있지만, 뭘 생각하는지 알 수 없는 기묘한 부분이 있어 꺼림칙하다고, 신파치는 짧게 생각했다. 카노의 손이 바로 뻗어와 멱살을 잡으려던 순간, 신파치는 카노를 걷어차 바닥에 밀어붙였다. 키는 얼마 차이가 없더라도 체급이 다른 것이다. 그가 발버둥을 치는 꼴을 보던 신파치가, 이를 드러내 웃으며 체중을 실어 팔을 잡아 눌렀다.

언제나의 칼부림과는 다르다. 철저한 주먹다짐이다. 힘을 넣어 쥔 주먹이 서로에게 꽂히거나, 발로 걷어차거나, 몸을 밀어붙여 그야말로 '싸움'을 하고있는 것이다. 몇 차례 우위를 점한 것은 당연히 신파치 쪽임에도, 이 싸움은 멈추질않았다. 카노 쪽도 순순히 졌다고 인정할만한 위인이 아니니까. 그렇다고해도 멀쩡할리는 없다. 서로 손에 사정을 두고 있는 싸움이 아닌 것이다.

장갑에 쓸린 뺨, 걷어차여 울렁이는 속, 코피가 흐른 입가, 입안을 채운 쇠 맛 따위가 그를 입증했다. 눌려있던 카노가, 신파치의 얼굴에 입 안의 피를 뱉어냈다. 신파치가 윽, 하는 소릴 흘리는 그 짧은 틈에 카노는 몸을 빼내 눌렸던 제 팔을 주물렀다.

  "질리지도않는 모양이지, 카노."
그 말에 카노는 시선을 들어 신파치를 향했다.
  "질릴 거라면, 이렇게 되지 않았어..."

자조가 섞인 대답. 신파치는 곧잘 스스로를 바보라고 했지만, 이런 것을 캐치할 정도의 머리는 잘도 굴러갔다. 미간을 찌푸린 채 카노를 보다가, 바로 주먹을 꽂았다.

당장은, 말 따위가 아니라, 이런 것을 하고싶었던 탓에.

머릿속에서 피가 돈다. 아니, 분출하고있다. 그것은 앞에 서 있는 카노도 마찬가지였다. 둘의 시간이 이렇게나 유쾌했던 것이 얼마만이던가.
카노는 거리를 좁히더니 신파치의 자켓을 끌어잡았다.
입을 맞춘다. 혀를 섞는다. 언제나처럼 요령이랄 것은 없고, 그저 마구잡이로 숨을 섞는 것이다. 신파치는 그런 카노를 밀어내긴 커녕 끌어안았다. 카노의 혀가 닿는 입안이 불타는 것만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밀어내지않는다. 어차피 닿지않는 말따위보다, 한 번의 검이, 주먹이, 이런...같잖은 얽힘이 훨씬 카노와의 대화로 느껴졌으니.

머릿속에 소용돌이가 이는 것만 같았다. 신파치도, 카노도. 회오리에 집어삼켜져서, 돌이킬 수 없다는 확신이 든다. 터진 입안을 핥아 서로의 피를 삼키고, 숨을 섞고, 입을 떼면 다시 싸우고, 엉망진창인 꼴로 웃는다.

아아, 머릿속이, 폭발하는 것만 같다...
두 사람은 정말이지 드물게도, 같은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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