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야타는 해변을 걸었다. 부츠에 밟힌 모래와 자갈이 바작바작 소리를 내서, 조금 들떴다. 다 빈치에게 허락을 받은 후, 그는 곧잘 시뮬레이터 룸을 이용했다. 구현된 것이라고는 하지만, 바다는, 해변은 좋았다. 바람과 파도가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있자면 시간이 멈추는 기분이 들곤 했다. 어릴적 세이헤이, 즉 그의 형과 거닐던 가츠라하마가 생각이 나서 작게 고치의 민요를 흥얼거리게 되는 것이다. …토사의 탈번 낭인들은, 곧잘 이 노래를 부르며 번을 그리워했다. 나고 자란 곳에서 쫓겨나버린 것은, 번사로서 달가울리가 없는 일이다. 카메야타가 토사를 좋아하고 말고를 떠나서, 돌아가야할 곳에서 내쳐진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돌아가면 옥에 처박히고, 목이 날아간다. 그것을 모르는 토사근왕당의 지사는 그 누구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 때도, 카츠와 료마의 돌아가선 안된다는 말에 따랐다.
‘혀도 그라고 끝나버렸제잉.’
카메야타는 그 밤의 일을 잊지 못한다. 영기에 새겨진 두려움은 어느 발버둥을 쳐도 지워지지 않는다. 그런 것이 서번트와 영령이라는 것의 괴로운 점이다. 그는 다시 기회를 얻었음에 감사하면서도, 일종의 체념을 품고있었다. 그것이 스승의 말과 무사도라는 것의 양측을 배반한 자신에게 내려진 형벌이라고.
그런 생각을 한 것에 대해선 남에게 말하지 않는다. 스스로의 잘못으로 끌어낸 결과에 대한 자책을, 누군가가 위로해주길 바라는 것은 너무나, 너무나 욕심이다.
“나가 그렇게 되고서, 세이헤이 형아는…뭐라고 혔어?”
료마는 그 말에, 화를 냈다고, 분해보였다고, 거짓없는 답을 돌려주었다. 카메야타는 그것이 슬펐다. 슬픔을 안기는 것도 괴로웠지만, 분노에 잠기게 하는 것도, 바라지않았다. 카메야타는 그 이후로, 아니, 료마가 죽은 후로는 기록조차 남지않은 자신의 형이 무슨 생각을 했을지 모를 정도로 눈치가 없진 않았다. 그래서, 고치에 있는 자신의 묘 옆에, 형의 묘가 패만 있는 것에 대해서도 어째선지 알 것만 같았다. 그것이 괴로웠다.
스승이 품에 안고, 애틋하게 안부를 물었을 때도 카메야타는 작은 자책을 끌어안고 그의 품에 기댔다. 그의 일기에 자신의 죽음을 안타까워한 글이 있음을 알고, 료마와 이야길 나누며 그 일에 대해 씁쓸한 표정을 지었음을 들었으나, 카츠와 료마, 카메야타 자신을 비롯한 수많은 이들의 꿈이 얽혀있던 그 곳이, 자신의 「실수」를 시작으로 무너져내렸다는 것을 생각하면 눈물이 끓어버리는 탓에, 그를 감추듯 머리를 묻는 것이다. 카츠의 품이 너무 따뜻해서, 그 자책이 잠시나마 녹아버리는 것 같아서, 카메야타는 조용히 숨을 새근거렸다. 다시 도망치고싶지 않아서, 카츠 선생님과의 시간이, 너무 좋아서…….
서번트는 그림자라고 한다. 본인의 생각이 어떻든, 진짜라고는 할 수 없는 것이 서번트다. 퇴거하게 되면, 정말, 정말 인상 깊은 일이 아닌 이상 기억은 좌에 남지않는다고, 누군가 그랬던 것 같다. 이 즐거운 시간들이 물거품이 되어, 바람에 흩어지게 될 때가 온다는 것을 카메야타도 알고있다.
그 때는 울게 될까?
칼데아에서 스쳤던 안데르센이라는 이의 동화 중, 인어공주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마음이 닿지 못하고,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는 이야기. 그건 너무 슬프지않은가. 마음이 닿지 못한다는 것은, 너무 괴롭지않은가. 어차피 물거품으로 흩어진다면, 주어진 시간을 쏟아서라도 사랑한다고 말하고싶어서, 목소리를 잃지않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그것 뿐이라서.
바닥을 내려보던 그의 시야로, 비교적 작은 구두가 끼어들었다. 고개를 들면, 그의 스승 카츠가 빙그레 웃어보인다.
“물어보니 여기에 있다고 들어서 말이야.”
“네에, 바다가 보고싶은께 부탁을 좀 혔어요.”
그런가, 하고 고개를 끄덕인 카츠가, 카메야타의 머리를 조용히 만져주었다. 뺨에 살짝은 거친 손이 닿는다. 그런 카츠의 손에, 카메야타는 조용히 기대어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