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야타는 손에 든 편지를 조심스레 펼쳤다. 정갈한 글씨로 쓰인 문장 하나하나를 뜯어보던 카메야타는 빙그레 웃더니 옆에 있던 료마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형아가, 료마 성이 말헌거면 괜찮을텐께 그렇게 허래.”
“거 잘됐구마잉. 세이헤이 씨니까, 그야 허락해주시겄지 싶었지마는.”
두 사람은 얼마 전, 카츠 린타로…아니, 카츠 카이슈와 만나 제자가 되기로 마음 먹은 카메야타가 자신의 형 세이헤이에게 보낸 편지에 대한 답장을 함께 읽은 참이다. 세이헤이라면 허락해주겠지 싶었다는 말에 카메야타는 조금 의아해져서, 료마의 말에 답을 하지 못했다.
“왜 그려, 카메야타 씨.”
“우웅…내는 형아가 안된다 헐줄 알어가지구…”
그 대답에 료마는 왜냐고 다시 묻는 게 아니라, 그것도 이상할 것은 아니라는 듯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모치즈키 세이헤이는 토사근왕당의 일원이다. 물론 모든 맹원이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토사근왕당이라고 하면 교토를 흉흉하게 만든 ‘천주’의 창시자라고 할법한 인물이 소속되어있다는 것이 공공연하게 도는데다가, 그 사건 이후로도 몇 번이고 천주라는 이름의 암살을 자행하고있는 곳이니만큼 당연할 정도의 예상이었다. 그런 토사근왕당의 혈맹서에 20번째로 이름을 올린 것이 카메야타의 형인 ‘모치즈키 세이헤이 야시오’니까.
료마는 다시 고개를 들어 카메야타와 눈을 맞추더니, “그라도, 세이헤이 씨는 허락혔을거여.” 라며 웃었다.
그 얼굴이 좋아서 카메야타는 마주 웃곤, 편지를 가지런히 접으며 이야기를 바꾸었다.
“그러고본께, 어젯밤에도 있었던가벼.”
“천주 말이제잉. …또 이조 씨나, 타나카 신베에일꺼나.”
“…웅, 아녀. 이번에는 초슈 쪽에서 그런 것 같다구, 근처 상인이 얘기혔디야. 그런디, 료마 성.”
카메야타는 몸을 살짝 숙여 료마와 거리를 좁히더니, 목소리를 낮추었다.
“타나카 씨는, 사츠마에서 온 사람이제잉?”
“응. 저번 여름인가에 타케치 씨랑 의형제를 맺었다고 들었디야. …헌디…으음, 아니다. 허튼 그것은 왜 묻는겨?”
“저번에 마주친 적이 있어야.”
“타나카 군이랑?”
“웅, 그 있자녀, 타케치 선생님이 토사번저에 왔을 적에 뒤에 서있었단께. 내보다 큰 사람은 많이 못 봤는디, 한참 머리가 높아서 깜짝 놀랐어야. 타케치 선생님이 내헌티 모치즈키 군인가, 하고 말을 허시니께 이 쪽을 노려보는디, 우웅, 밤에 마주쳤으며는 놀라서 죽었을거여.”
카메야타가 너스레를 떠는지 어쩐지 모를 말투로 그런 소릴 늘어놓고있자, 료마가 그렇구마잉,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타나카 신베에라고 하면, 시마다 사콘을 암살함으로써 도막파들이 자행하는 ‘천주’의 시작점이 된 인물이다. 즉, 토사근왕당에 있다는 천주의 창시자라는 자가 이 타나카 신베에다. 타케치 즈이잔과 함께 다닌지는 얼마 되지않았음에도 행동을 같이하는 때가 많았는지 누구나 그가 타케치의 심복이라고 여기고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나가 카츠 선생님의 제자로 들어가는 것을 타나카 씨도 알아부렀을란가.”
“그것은 아닐것인디.”
료마가 바로 답하자 카메야타는 고개를 기울였다.
“아, 음. 타케치 씨헌티도 아직 말을 안 혔은께…타나카 군이 알기에는 어렵지않겄냐.”
“그러면 워째 그라고 노려봤을꺼나.”
료마가 별 다른 말을 하지않고 쓴웃음을 지어서, 카메야타는 그 이야기는 대수롭잖게 넘겼다.
그 해 5월.
카츠 카이슈에게 영향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던 공가의 아네가코지 긴토모가 ‘천주’를 당해 그 용의자로 지목된 타나카 신베에가, 심문에 답하지 않고 자결했다.
카메야타는 이상하게도 그것이 석연치 않았다.
어느 부분이 그렇냐고 한다면 답할 수는 없었지만, 조금 쓸쓸한 기분이 들었다.